3 장
강모연은 어릴 때부터 나를 싫어했다.
겉으로는 늘 다정한 언니였다.
하지만 엄마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달랐다.
툭하면 내 물건을 망가뜨렸고.
없는 일을 지어내 나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내가 새아빠의 사랑을 빼앗아 갈까 봐 늘 경계하는 것처럼 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그날이었다.
강모연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던 날.
붉게 물든 노을 아래 강모연은 피를 흘리며 바닥에 누워 있었다.
새아빠는 그녀를 안고 다급하게 119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나를 바라봤다.
그 눈빛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분노.
원망.
혐오.
모든 감정이 담겨 있었다.
엄마는 새아빠 앞에 무릎까지 꿇었다.
“미안해요.”
“제가 애를 잘못 키웠어요.”
그리고는 내 뺨을 마구 때렸다.
“엄마…!”
“제가 안 밀었어요!”
“정말 아니에요!”
울면서 외쳤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
엄마는 내 말을 들을 생각조차 없었다.
새아빠와 강모연의 화를 풀어 주는 게 더 중요했다.
결국 엄마는 내 머리채를 잡아 벽으로 밀어붙였다.
눈앞이 번쩍했다.
뜨거운 것이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손으로 만져 보니 피였다.
나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의식이 흐려지는 와중에도 들렸다.
멀리서 다가오는 구급차 소리.
하지만 엄마는 끝까지 나를 보지 않았다.
강모연 곁으로 달려갔다.
그날 이후로 나는 깨달았다.
엄마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누군지.
그리고 그 사람 안에 나는 없다는 걸.
그날 밤.
구급차에는 나와 강모연이 함께 실려 갔다.
강모연은 팔이 조금 까진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응급실로 들어갔다.
머리를 크게 다쳤고.
가벼운 뇌진탕까지 진단받았다.
병원에서 보름을 보내야 했다.
강모연은 자신이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번 일로 나를 집에서 쫓아낼 수 있다고.
하지만 예상 못 한 일이 있었다.
우리 집 사정을 오래전부터 지켜봐 온 이웃이 모든 걸 목격한 것이다.
덕분에 진실은 밝혀졌다.
쫓겨날 뻔한 건 오히려 강모연이었다.
그런데도 엄마는 끝까지 강모연을 선택했다.
“그냥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하자.”
엄마는 그렇게 말했다.
가족이 깨지는 것보다.
나 하나 희생하는 게 더 쉽다는 듯이.
그날 이후 강모연은 방법을 바꿨다.
엄마가 없는 곳에서만 나를 괴롭혔다.
아빠가 남겨 준 물건들을 부쉈다.
내 방도 빼앗았다.
심지어 내 이불 속에 바늘을 숨겨 놓기도 했다.
한밤중.
바늘에 찔려 울고 있는 내 옆에서 강모연은 웃고 있었다.
나는 엄마에게 여러 번 말했다.
하지만 결과는 늘 같았다.
강모연이 울기만 하면 엄마는 언제나 강모연 편이었다.
증거가 있어도.
진실이 있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